가을의 초입인 추분(9월 23일)이 지났다. 여느 때면 가을이란 글귀만 보아도 풍요롭고 넉넉함에 마음 설레지만, 금년은 잦은 비와 태풍으로 공허함과 시름이 남아 있다. 이 때 감미롭고 여유로운 커피를 권함은 사치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커피가 갖고 있는 효능과 약리 작용을 이해하고 잘 활용함으로써 반전의 기회를 맞이하면 어떨까?
커피는 각성 작용을 한다. 이미 10세기 무렵에 이슬람 수도승들은 잠을 쫓고 정신을 가다듬으며 수련 생활을 경건하게 이끌어 가기 위해 커피를 비약처럼 여기며 음용했고, 현대에 와서도 가끔 카페인에 민감한 이들로부터 뜬눈으로 밤을 지새게 한다는 원망도 많이 듣지만, 양서를 벗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닐까?
또한 커피는 인체의 신진 대사를 활성화시켜 준다. 현대인들은 불규칙한 식생활과 고 칼로리 음식, 부족한 운동량 등으로 건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에게 식욕을 돋우는 가을은 부담스럽다. 여기에 커피 한 잔은 소화를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운동량을 높여 주어 다이어트 및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또 커피는 숙취 해소 기능도 갖고 있다. 체내 알코올 성분과 숙취 성분 분해를 도와줌으로써 계절에 상관없이 매일 아침 일찍 움직여야 하는 직장인들의 부담을 덜어 준다.
이러한 기능성이라든지 약리작용을 넘어서 커피는 친화력도 뛰어나다. 굳이 CF의 대사를 빌리지 않더라도, 쌀쌀한 가을 바람에 가슴을 따뜻하게 해 줄 사람과의 대화에 커피보다 더 좋은 매개체는 없다고 본다. 홀로 있을 때라도 마음을 채워주며 밝은 생각을 지닐 수 있게 해 주는 것으로 커피보다 나은 것을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