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명품(名品)으로 시끌벅적하다. 커피에서 명품이란 어떤 커피를 말할까, 지명도가 높은 것, 희소성이 있는 것, 값비싼 브랜드?
일반적으로 커피와 관련하여 명품(名品)의 정의는 없다. 일부에서는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라는 것을 명품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계량화될 수 있는 수치를 기준으로 하여 어느 수준 이상의 커피에 대해 말하는 것일 뿐, 일반적으로 알려진 명품과는 다르다. 좋은 커피라며 즐겨 찾는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 하와이 코나(Hawaii Kona), 크리스탈 마운틴(Crystal Mountain) 역시 그 이름에서 기인한 것일 뿐이다.
그럼 어떤 커피를 명품이라고 할까.
커피의 연간 총 생산량은 1억 백(bag, 1백은 60kg)이 넘는다. 그 중 몇 퍼센트가 명품 커피에 들 수 있을까. 커피 업계에서 내린 명품(스페셜티 커피)의 정의는 대충 이렇다. ‘커피의 종을 유지하고 최적의 토양과 강우량, 일조량, 고도 등 천혜의 조건과 엄정한 관리 속에서 자본과 기술을 투여하여 산출해 낸 것, 즉 자연과 인력의 조화로 얻어낸 커피’를 스페셜티 커피로 본다.
약간 뉘앙스가 다르긴 하지만,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명품 커피는 맛으로 느껴서 얻어낸 것이 아니라 눈으로 읽고 귀로 들어서 습득한 것이다. 명품 커피에 붙어 있는 유려한 말로 포장된 설명에 기인한 것이란 뜻이다. 직접 커피를 마시고 맛과 향에서 느낀 인상과는 다른 경우가 많아 맛있는 커피를 찾아내고 만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한편, 커피와 첫 만남 때 정신을 맑게 하고 원기를 북돋워 주던 음료 kawha를 떠올려 보면, 이것이야말로 밝은 생각을 갖게 해주는 본질적인 커피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을 해 주는 매개체로서의 존재라면, 커피가 캔에 들어 있든, 자판기에서 뽑아 나오는 것이든 우리 생활에 리듬과 활력을 주는 것이 진정한 명품(明品)커피가 아닐까 생각한다. 명품(名品)과 명품(明品), 어느 것을 선택하든 그것은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