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도구

본교 평생교육원에 개설된 커피 바리스타 과정 실습 분야를 강의하고 있는 안지영 씨. “내성적이었지만 커피를 통해 사람을 만나는 일에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한다. ‘커피’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예전에 비해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나?
평생교육원의 커피 아카데미 개설 초창기인 2003년, 수강생 모집 기간 한 달이 지나면 겨우 정원 정도가 모였다. 그런데 요즘은 수강 신청 시작하는 첫날 오전에 등록이 마감된다. 현재 10월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다. 최근에 종영된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인기도 이와 같은 높은 관심에 한몫을 했다.

▶그렇다면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뭘까?
커피가 가진 맛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바쁜 일상에서 커피 한 잔으로 여유를 즐길 수도 있고 그윽한 향에 취해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커피는 내면적인 성찰을 도와준다. 커피의 인기도 이 때문이 아닐까. 또한 커피처럼 사람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어 주는 도구도 없다. 예전부터 “커피 한 잔 하러 가자”는 말은 친근하면서도 꺼내기 쉬웠던 것 같다. “홍차 한 잔 하러 가자”보다는 덜 어색하고, “술 한 잔 하러 가자”보다는 덜 부담되고….

▶커피가 현대인의 생활 패턴을 보여 주는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거듭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렇게 변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카페는 이미 사람들에게 단순한 ‘커피 판매점’이 아닌 하나의 ‘문화 공간’이 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대화하는 공간을 넘어서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공간이 됐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인테리어나 음악에 많은 공을 들인 카페들이 있는데, 분위기가 좋아 자주 찾는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너무 멋에 치중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커피의 맛을 100% 느끼게 해 주는 조건들이 많다. 신선한 재료를 선택하고 맛있게 추출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음악이나 인테리어도 빼놓을 수 없다. 손님에게 최상의 커피 맛을 전달하기 위해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본다. 그래야만 손님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재 흐름에 염려되는 부분은 없나?
드라마 덕분에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60대 어르신들에게까지도 많이 알려지고 인지도가 높아져 좋다. 바리스타는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과정을 담당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이 표현에 따르면 바리스타는 단순히 커피를 만들 줄 아는 ‘기능’을 갖춘 사람이지만 커피를 만드는 이에게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커피가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바리스타가 커피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바탕으로 커피 본연의 맛을 표현하며, 더 나아가 사람들 간의 소통의 다리 역할을 하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