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커피에는 이런 이미지가 연상된다. 커피를 분쇄할 때 코를 자극하는 향기, 물을 부을 때 수국이 개화하듯 일어나는 팽창감, 잔속에 일렁이는 표면의 아지랑이 등.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조건으로 좋은 재료와 만드는 방법, 정성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번에는 온도, 시간, 양의 조화에 대해 알아본다.
맛있는 커피를 위해서는 도구의 청결이 우선이다. 보통은 물로 씻기만 하는데, 커피는 지방 성분이 많아 도구에 그대로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사용 전에 샤워하는 정도를 넘어서 온수로 충분히 불린 뒤 전용 세제로 세척하고, 부드러운 천으로 세밀히 닦아 주는 것이 좋다. 식초를 희석한 물, 또는 쌀뜨물을 활용하여 향미 성분을 제거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한 잔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커피 8~10g, 물 200cc가 든다. 커피 10g은 원두로 60알 정도인데, 일반 숟가락으로는 살짝 떠서 두 스푼 분량이다. 계량 스푼은 대부분 8g으로 지정되어 있다. 물 200cc는 보통 커피 잔에 물을 가득 담은 양이며, 이를 활용하면 커피 170cc정도를 추출해 낼 수 있다. 이 정도가 우리 입맛에 가장 맞는 농도이다. 또한, 물의 양을 조절하면 그 맛의 깊이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물은 90~95도가 적합하다. 물을 끓일 때, 팥알만한 기포가 주전자 바닥에서 올라오는 온도이다. 이 온도에서 커피의 맛있는 성분이 가장 많이 추출된다. 물과 커피가 만나 약 2분이면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커피를 만들기 전, 반드시 용기와 잔을 데워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차가운 잔에 커피를 담아내면 커피가 너무 빨리 식어 버려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없으며, 입에 닿았을 때의 느낌도 좋지 않다. 따뜻한 물을 잔에 한동안 담아 둠으로써 간단히 잔을 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