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Espresso)의 역사는 그다지 길지 않다. 그러나 1천년이 넘는 커피 역사 속에서 가장 괄목한 성장을 이룬 에스프레소는 커피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에스프레소의 발자취를 더듬어본다.
에스프레소라는 말은 익스프레스(신속성), 혹은 프레스 아웃(press out 눌러 내다)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들은 모두 에스프레소의 독특한 모습과 관계가 있다. ‘가압 주입(추출)’이라는 방식을 사용하는 이 커피는 타 추출 방식에 비해 유일하게 대기압 이상의 압력을 이용한다. 그런 까닭에 만드는 시간을 비롯해 외관과 맛, 향 등에 있어서 독특한 특징을 지닌다.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를 ‘강하게 볶은 커피를 곱게 분쇄하여 고압의 물을 사용하여 짧은 시간 동안 추출한 커피’ 라고 설명하는데, 핵심은 ‘추출’에 있다. 이 방식에서는 최적의 맛을 내기 위해 생두를 강하게 볶고, 또한 미세하게 분쇄한다. 약간 낮은 온도의 물에는 보통 9기압, 최대 11기압의 압력을 가하게 되고, 추출 시간은 20~30초 정도로 설정한다.
에스프레소에는 크게 세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신속성이다. 주문한 지 1분도 되지 않아 제공되는 이 신속성은 현대인들의 라이프사이클과 잘 어울려 이 커피 음료를 세계적인 것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게 된다.
다음으로 크레마이다. 크레마란 에스프레소의 표면에 떠 있는 황금색의 거품층을 말한다.
가압된 물이 커피층을 통과하면서 생겨난 작은 공기 방울들이 뭉쳐 이루어진 크레마는 커피의 온기와 향을 보존해 주는 한편 그 자체로 부드럽고 상쾌한 맛을 지니고 있다. 크레마는 추출 방식으로 얻어진 커피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에스프레소는 특유의 강렬한 맛과 향이 난다. 에스프레소는 추출 방식뿐만 아니라 볶음, 분쇄, 혼합 등 원재료에 대한 모든 접근법에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 이제껏 느낄 수 없었던 강렬한 맛과 향으로 반영되었다. ‘커피의 진수만이 들어 있다’고 하는 에스프레소의 맛과 향은 이 음료에 ‘커피의 심장’이라는 찬사를 안겨 주었다. 과
학의 발달과 맛을 추구하는 인간의 기대와 집념이 결합돼 에스프레소를 탄생시킨 것이다.
안명규(경북대평생교육원 커피문화아카데미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