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coffee)라는 말은 kaffa에서 나왔다. kaffa는 에티오피아의 커피 생산지의 지명으로 힘과 열정을 의미하며 아랍어로는 kawha라 불린다. 이 어원에서 coffee(영어), caffe(이탈리아어), caf (프랑스어), Kaffee(독일어) 등으로 변화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어의 발음을 빌려 커피라고 쓴다. 중국에서는 라고 쓰고 ‘kafei’로 읽으며, 일본에서는 코희[(ko-hi-)라고 한다.
커피의 의미는 다양하다. 사전적으로는 커피나무의 씨를 볶은 것을 커피로 부르지만, 실제로는 커피나무의 열매, 씨, 씨를 볶은 것, 추출하여 만든 음료, 음료를 가공하여 만든 상품까지 모두 커피라 불린다. 커피 산업에서 특별히 중시하는 씨는 크기와 모양이 콩과 비슷하여 콩(bean, 豆)으로 불린다. 볶지 않은 것은 생두, 볶은 것은 배전두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커피라 하면 대부분 인스턴트커피를 말한다. 이는 커피를 추출한 액을 농축 건조하여 결정으로 만들어 뜨거운 물만 부으면 바로 음료가 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만드는 방법에 따라 분말 커피와 그래뉼, 동결 건조 커피로 나뉜다. 분말 커피는 커피 농축액을 뜨거운 공기중에 분사하여 건조시킨 것이고, 동결 건조 커피는 농축액을 급속 냉동한 상태에서 수분을 승화시켜 만든 커피이다. 그래뉼이란 원래 과립이란 뜻인데, 분말 상태의 입자에 물을 뿌려 일정한 크기의 덩어리로 만들어 다시 건조시킨 것이다. 물을 빨아들이기 쉽고 내용물의 비율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인스턴트커피와 대응되는 레귤러 커피가 있다. 원두커피다. 물론 원두커피도 다양한 의미와 성격을 지닌다. 스트레이트 커피(straight)는 지역적 특성을 살린 커피를 말한다. ‘레지오날레 커피'(regionale)라고도 한다. 몇 개의 스트레이트 커피를 혼합하여 새로운 맛과 향을 만들어 내면 블렌드 커피(blend), 즉 배합 커피가 된다.
최근에는 오가닉 커피(organic)란 말이 많이 쓰인다. 간단히, 유기질 비료를 사용하여 생산해 낸 커피를 말한다. 노력이 많이 들어 오가닉 커피는 고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때 많이 사랑받았던 향커피(flavored)인 헤이즐넛 커피 등은 인공적으로 착향하여 만든 커피이다.
한편, 생두 커피라는 형태도 있다. 생두에서 커피를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주문하는 자리에서 바로 커피를 볶아서 음료로 추출해 낸 것을 말한다. 설명대로라면 진정한 ‘즉석커피’이겠지만, 실제로 완성하기까지는 20분이 넘게 걸린다고 한다. 어레인지 커피(arranged)는 레귤러 커피에 유제품, 향신료, 리큐르의 향을 첨가하거나 장식을 더한 커피를 말한다.
안명규(경북대평생교육원 커피문화아카데미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