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의 향미 발산은 30일 정도 이어진다. 원두가 생산된 지 30일이 지난 뒤에는 향미를 제대로 느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생산된 지 2주 안에 원두를 모두 소비할 것을 권하고 있다.
원두의 보관은 두 가지 면에서 이루어진다. 하나는 자연적인 향미 발산 작용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자연적인 향미 발산이 이루어지는 중에 일어날 수 있는 기타 변질 요인을 차단하는 것이다.
원두는 볶음 기기에서 나온 후부터 향미 성분을 발산한다. 메틸 메르캅탄을 비롯한 황 화합물이 발산하는데, 보통 24시간, 최대 48시간동안 발산한다. 그래서 상품 포장 때에는 원두를 하루 정도 숙성시켜 이들을 제거한 후 출하한다.
원두에 있어서 가장 변질되기 쉬운 요소는 지방 성분이다. 지방 성분 중 휘발산은 공기 중으로 발산하는데 비휘발산은 원두에 남게 된다. 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외부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산소와 만나 일정한 산화 과정을 거쳐 악취를 내는 물질로 변화한다.
일반적인 원두의 보관법은 유리병에 담아 냉암소에 밀폐 보관하는 것이다. 지방성분은 플라스틱 물질에 배어들어 냄새를 풍기기 쉬우므로 보관 용기는 유리나 도자기로 만든 것이 좋다. 햇빛을 피하는 목적으로는 도자기제가 좋으나, 내부 확인이나 청소는 유리제가 유리하다. 다량의 원두를 일정 기간 보관할 경우에는 1회용 폴리에틸렌 백에 넣어 보관한다.
원두의 냉동고 보관은 이론상으로는 좋은 보관법이다. 기체의 움직임은 저온에서 낮아지므로 향미의 발산은 저온에서 약해지며 원두는 보다 오래 보관할 수 있다. 그러나 저온의 원두를 바로 상온에 내어놓았을 경우, 대기 중 수분이 원두 표면에 달라붙게 된다. 이러한 원두는 그 당시의 추출에는 문제가 없으나, 다시 보관하려 할 때는 보관성이 좋지 않아 한번 상온에 꺼내 놓은 커피는 모두 사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오랜 시간에 걸쳐 온도를 천천히 올린 다음 꺼내놓으면 보다 오래 먹을 수 있다.
안명규(경북대평생교육원 커피문화아카데미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