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문명이 깃들어 있는 과테말라는 250년이 넘는 커피 재배 역사를 지니고 있다. 과테말라는 환태평양 조산대를 따라 이어져 있는 평균 해발 2천m를 넘는 내륙 고산지대, 연중 불어오는 습윤한 바람과 4천mm를 넘는 강우량, 그리고 화산 활동에 의해 영양이 풍부하게 공급되는 토양 등 천혜의 환경 조건을 바탕으로 높은 품질의 커피를 생산하고 있다.
1990년대 명품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테말라는 범국가적으로 자국의 커피를 활발히 홍보해 왔다. 각 지역의 환경 조건을 비롯한 정보를 공개하는 한편 커피의 특색을 널리 알렸다. 그리하여 기존의 안티구아(Antigua)와 함께 자본과 기술을 집중 투자해 아티틀란(Atitlan)등을 생산, 중미의 대표적인 커피 생산국가로 자리잡게 되었다.
과테말라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는 역시 안티구아 지역에서 나는 커피이다. 과거 과테말라의 수도였던 안티구아 시를 중심으로 한 이 지대는 아구아, 푸에고, 아카테낭고라는 세 화산 사이에 위치해 빈번하게 화산과 지진 활동의 영향을 받아 왔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은 독특한 향미를 지닌 안티구아 커피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안티구아 커피는 고지대에서 자라 말끔하면서 상쾌한 향미를 지니며, 풍부한 자양분을 공급받아 두툼하면서도 부드럽기 그지없는 느낌을 전해 준다. 보통 ‘스모크 향’ 과 비슷하다고 설명되는 화사한 향기는 화산토에 기인한다고 하는데, 여타 커피에서는 찾을 수 없어 안티구아 커피만의 특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과테말라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 재배 역사를 갖고 있어 자부심이 대단하다. 대를 이어 전통의 향미와 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커피 농가가 다수 있는 것도 안티구아 커피가 갖고 있는 장점이다. 그래서 세계 선물 경매 시장에서 과테말라의 안티구아는 마니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안티구아 커피는 봄을 연상시키는 화사함과 연이어 스며드는 햇살의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 그래서 안티구아는 향취 가득한 이색적인 와인을 대하는 느낌이 든다.
안명규(경북대평생교육원 커피문화아카데미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