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세계에서 블루 마운틴이 가지는 위상은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가격을 보면 알 수 있다. 인터넷에서 ‘블루 마운틴 (Blue Mountain) 커피’ 라는 검색어를 치면 ‘최상’, ‘최고’, ‘가장’ 등의 수식어를 볼 수 있고, 커피숍에서 다른 커피와 가격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즉 ‘최고’로 불리면서 ‘최고’로 비싼 커피가 블루 마운틴이다.

블루 마운틴은 카리브 해 섬나라 자메이카에서 생산된다. 자메이카는 경상북도와 비슷한 크기의 나라다. 블루 마운틴 커피는 섬의 동쪽 ‘Blue Mountain’ 지역에서 생산된다. 산 주위 1개 군 정도 넓이의 협소한 지역에서 나는 커피에만 ‘블루 마운틴’이란 이름이 붙는다.

말하자면 지역 특화 상품인 셈이다.

블루 마운틴이 재배되는 이 지역은 해발 2000m내외인데, 커피의 재배 한계 고도에 육박하는 높이이다. 따라서 열매는 다른 지역보다 천천히 익고 알차게 여물어 간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습윤한 바람은 산 능선을 타고 올라가 구름을 형성해 주고, 이 구름은 커피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 준다. 여기에 배수가 잘 되는 토양 등이 어울려 높은 품질의 커피가 생산되는 것이다.

블루 마운틴이 지니는 가치는 향미의 조화로움에 있다. 단맛, 신맛 등 기본적인 맛은 물론 미량의 향미 요소가 자아내는 독특한 개성이 담겨 있다. 이들 요소들이 어우러져 어느 하나 모나거나 거스르거나 혹은 죽어버림이 없이 자기의 개성은 지켜 가면서도 전체적으로 일관된 모습을 띠는 커피가 블루 마운틴이다. 이런 까닭에 블루 마운틴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엄격한 상품 관리도 한 몫을 한다. 과거 마구잡이로 커피를 생산하여 수출하던 때와는 다르다. 생산량과 재배 조건, 선별, 포장 등에 있어서 엄격한 제한이 가해진다.

그래서 ‘블루 마운틴’에는 항상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니는 모양이다.

안명규(경북대평생교육원 커피문화아카데미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