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의 행복, 산지 어린이와 나눠

중구 계산동 ‘캠프바이 커피명가’
단골고객과 음악회·바자회 열어
아프리카에 놀이터·학교 건립
커피판매 수익으로 청소년 후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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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7시30분. 대구시 중구 계산동 ‘캠프바이 커피명가’에서는 아주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다.

피아노 트리오 ‘카리스’와 인디밴드 ‘레이시블루’와 함께 2시간여 동안 진행된 ‘행복한 커피 나눔 음악회’. 올해로 두번째를 맞는 이 음악회가 특별한 이유는 음악회 행사를 통해 마련된 기금으로 중남미 커피 산지의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와 학교가 세워지기 때문이다.

행사를 위해 음악가들은 재능을 보탰으며, 작가들이 내놓은 책과 단골 고객의 애장품으로 작은 바자회도 열렸다. 음악회 티켓 판매 대금과 현장 도네이션 수익으로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인헤르또 농장에서는 올 커피·체리 수확이 끝나면 놀이터가 세워질 수 있게 됐다. 또 엘 살바도르 어린이들의 안전한 생활 환경과 기초 학습 능력을 개선하는 프로그램 사업도 시작될 예정이다.

이 음악회는 커피를 좋아하는 모든 이들이 커피를 즐기면서 느꼈던 행복함을 커피 산지 어린이들에게 나눠주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이를 위해 부모가 농장에서 일하는 동안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변변한 먹을거리, 놀거리 없이 매일을 보내고 있는 커피 산지 어린이들의 교육 및 환경개선을 위해 어린이 놀이터를 지어주고 영유아 보육 시설과 학교를 건립해 주는 것이다.

커피명가는 음악회 외에도 매일 아침 출근시각인 오전 8시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커피 한잔을 1천원에 판매하는 ‘행복한 커피타임’을 운영하고 케이터링 서비스를 실시해 그 수익금을 ‘행복한 커피 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월 후원금으로 엘 살바도르 파카스(Pacas) 농장에 이름표가 부착된 커피 나무를 분양받고, 그 후원금으로 커피나무를 가꾸는 청소년을 후원하는 ‘커피 나무 한그루 갖기’ 제도도 조만간 실시할 예정이다. 후원자가 되면 그 커피나무에서 수확한 커피를 가장 먼저 받을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진다.

커피명가에서 시작된 이같은 행복한 커피 나눔 운동은 커피명가 전체 직영점은 물론 ‘다루’ 등 대구지역의 다른 커피 브랜드들이 참석하면서 속속 확산되고 있다.

안명규 대표는 “좋은 커피를 구하기 위해 산지를 방문할 때마다 우리나라 1950~60년대와 꼭 빼닮은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활이 예사로 보이지 않았다”면서 “힘들게 모은 큰 돈이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모은 작은 돈을 크게 만들어 ‘대구커피’의 이름으로 산지어린이들에게 꿈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은경기자 [email protected]